⊙일자: 2013. 3. 9(토)
⊙산행코스: 육십령→할미봉→육십령에서 남덕유산 방향 약 7km 지점에서 비박
⊙GPS기록:
2013년 3월 8일
전날 저녁 배낭을 단단히 꾸리고, 퇴근하자 마자 남부터미널로 향합니다.
전주행 19시50분 버스를 탑니다.
22시30분쯤 전주시외버스터미널 도착.
제일 가까운 찜질방 '서신롯데보석사우나' 갔으나,
아~ 이게 왠일일까요.
문이 닫혀 있습니다.
출발했을때 부터 찜질방에 전화를 해 24시간 영업을 하는지 확인했어야 했는데.....
뭐 이제 후회해 봤자 소용없고 스마트폰을 꺼내 주변에 찜질방을 검색해 전화를 해 봅니다. 다행이도 아직 영업하는 곳이 있습니다. 서신동주민센터 부근, 여기서 대략 20분을 걸어가야 합니다.
한 밤중에 지방도시 주택가 부근 지나가는 사람은 거의 없는데, 그나마 전주는 제법 큰 도시라 길을 물어 '코리아사우나' 찾아 도착합니다.
대충 씻고 잠을 청해 보지만 늘 그렇게 낯선 곳에서 잠을 쉽게 이루지 못합니다. 몇 번을 뒷척이다 깨어났다를 반복하다.
새벽 5시쯤 일어나 샤워하고 옷을 챙겨입고 가까운 거리라고는 하지만, 걷기에는 상대한 거리 택시을 타고 전주시외버스터미널로 향합니다.
06시 15분. 장계로 가는 첫차를 타고 가면서 기사님과 대화 도중 이 버스가 육십령에 정차하는 걸 알게 됐습니다.
원래 계획은 장계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가려 했는데, 여기서 운좋게 교통요금을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.
버스가 장계터미널에서 정차하자 버스 기사님께서 시킨 대로 서상으로 가는 티켓을 다시 사서 드렸습니다.
육십령 휴게소 내려 산행을 준비하는 휴게소 문을 열며 왠 남자가 나와 말을 겁니다.
작년에 이 휴게소 산행을 마치고 식사를 한 후, 휴지통를 보게 됐는데 일회용 기저귀가 광장히 많더군요.
그리고 생각했죠. 여기 갓난 아이있구나..
덕유산쪽으로 가냐고 묻더군요.
그렇다고 하니 지금은 산불조심기간이라 출입이 통제 됐다고 합니다.
여기까지 왔는데 되돌아갈 수도 없고...
그래도 삿갓재대피소까지 갈 수 있을거라고 하니,
일단 산행을 시작합니다.
백두대간 잇기 육십령길도 제법 공사가 많이 진척되어 있습니다.
08:30 들머리에는 한창 공사 중이라 표지판들이 어지럽게 방치되어 있습니다.
50분쯤 올라가니 헬기장 비슷한 곳이 나옵니다.
그리고 이 번 구간의 첫번째 봉우리, 할미봉이 서서히 나타납니다.
눈길과 진흙길, 마른길이 수시로 바뀌며 나옵니다.
09:56 할미봉에 올라 섭니다.
지난 구간에 힘겹게 올랐던 구시봉이 보입니다.
여기서 아이젠을 착용했어야 했는데, 할미봉을 내려서는 길은 거의 빙벽 수준이었습니다.
사진을 찍었었야 했는데, 어찌나 버벅거리며 내려 왔는지 그럴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.
대포바위를 내려가 보기에는 마음에 여유가 없어
그냥 지나칩니다.
얼마나 올라가려고 이렇게 또 내려가는건지....
산길은 눈이 녹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주 언 길도 아니고,
해빙기 등산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새삼 느끼게 해 줍니다.
비박을 할 생각에 배낭을 너무 무겁게 꾸렸는지 발걸음 또한 무겁습니다.
이 속도로는 오늘 해지기 전까지 삿갓골재는 힘들 것 같습니다.
늘 느끼는 거지만, 전답자들의 산행 블로그를 보면 이 시간쯤에는 이 정도는 왔어야 하는데...
언제나 계획에 미치지 못합니다. 체력은 자신있다고 생각했는데...
고질병이 또 돋기 시작합니다.
허벅지에 쥐가 나네요. 흨~~~
이쯤에서 계획을 수정합니다.
삿갓골은 이미 물 건너 갔고 지도을 보니 삿갓봉 전, '월성치'쯤에 샘이 있어
오늘은 거기서 비박하기로 합니다.
시간이 지날수록 허벅지 쥐가 심해집니다.
서봉 약 1km지점 전, 맞은 편에서 내려오는 산객에게 더 올라가면 비박할 만한 장소가 있냐고 묻지만,
지금 서 있는 이 곳이 나은 것 같다며 성의 없는 대답뿐입니다.
어차피 더 이상은 갈 수 없습니다.
아니 올라간다 해도 비박하기 이 보다 더 나은 장소가 있다는 보장도 없고 해서
오늘은 여기서 비박을 하기도 합니다.
현재 시간은 15시 42분.
저질 체력을 자책하며 일단 비박장비를 꺼내 잠자리를 마련합니다.
라면으로 이른 저녁을 해결할 때쯤 근육경련이 좀 나아지는 듯 합니다.
라디오를 틀어 홀로 있음의 고독을 달래고 무심히 저무는 해를 바라봅니다.
서봉과 남덕유산을 눈 앞에 두고 아쉬운 마음에
여기서 산행를 마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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